미국서 약속한 '세계 한인과학기술인 대회' 개최
한인 과학자들, 지속가능한 미래사회 '인재'강조

“세계 최고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우리 삶을 바꾸는 연구에 대한 글로벌 협력을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다. 매년 각국의 한인 연구자들을 국내로 초청해 공동연구와 인력교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젊은 과학자들이 세계 최고 연구진들과 뛰어난 연구기관에서 함께 연구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 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글로벌 협력을 위한 전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을 제기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 카르텔을 언급하며 글로벌 연구 협력을 강조한데 이어 이날 재차 글로벌 연구를 강조한 것이다.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행사는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시 재미한인과학기술인과 간담회에서 약속한 것이다. 세계 각국 한인과학기술인을 국내로 초청해 과학기술인과 교류 및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개막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토대로 국가를 재건하고 국민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일하겠다고 취임사에서 약속했었다. 여기에 중요한 것이 과학기술”이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세계의 후생준비, 자유 확장에 힘쓰기 위해 중요한 것이 국제사회연대다. 그 중 우리 문화와 언어, 민족관을 공유하고 있는 재외한인과학자들간 네트워크 구축과 교류협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우리 삶을 바꾸는 연구에 대한 글로벌 협력을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로 이 자리가 뜻깊다. 우리 정부는 매년 세계 각국 한인연구자를 국내초청하고 공동연구 인력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미래세대 멘토가 되어 함께 연구하고 최신 성과를 공유해주길 바란다. 후배들이 세계무대로 뻗어가도록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어 달라”고 덧붙였다.
특히 윤 대통령은 “과학기술 수준은 그 국가의 수준이다. 과학은 자유롭게 연구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있을 때 꽃피운다. 정부는 마음껏 연구하고 교류토록 전폭 지원하겠다”며 “R&D투자는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에 투입돼야 한다. 세계 최고 연구진과 기관에서 함께 연구하고 도전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이 창의적 연구인프라를 갖추는데 주력하겠다”고 피력했다.
◆ “연구자 낭만 가져야”

#낭만
#다양성
#국제적 협력
#인재양성
#확실한 보상…
개회식 이후 열린 ‘사이언스 토크콘서트’에서 강조된 키워드들이다. 이날 부대행사로 열린 토크콘서트는 ‘2030 지속가능성의 전진(최첨단 기술과 과학혁신)’을 주제로 케이조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 김영기 시카고대 교수, 조남준 난양공대 교수, 김기환 칭화대 교수가 나섰다.
케이조 교수는 오랜 시간 연구계에 몸담을 수 있던 원동력으로 ‘낭만’을 꼽았다. “1987년 발표된 하나의 논문을 읽고 과학에 대한 낭만을 느껴 지금까지 뉴로사이언스학문을 하고 있다”는 그는 2010년 거액의 글로벌제약사 제안을 거절 할 수 있었던 이유로 “낭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울프슨연구업적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아카데미를 떠나지 않는 조건이 붙는다. 상장도 없고 어워드만 주고 끝나는 상이지만 이 상을 받고 다시 한 번 과학에 대한 낭만을 느꼈다”라면서 “최근 젊은 친구들도 낭만을 느낄까. 낭만이 없다면 기성세대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젊은 과학자들이 낭만을 가지고 과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남준 난양공대 교수도 과학자들이 아카데미에서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이 마련되길 희망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삼성그룹이 제정한 호암상과 인촌상 등 많은 상이 제정돼있다. 앞으로 과학자와 공학인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칭화대에서 양자정보센터 핵심 연구자로 활약 중인 김기환 교수는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재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연구도 중요하지만 연구는 결국 사람이 한다. 좋은 인재를 양성하고 방향성과 호기심, 하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주도록 격려하며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김 교수는 “30년 전 양자컴퓨터 이야기가 나올때만해도 슈퍼컴퓨터와 함께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연구 분야라는 것은 목표대로 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분야도 새로운 길을 찾아갈 것이며, 자유롭게 문제들을 토론하고 해결방법을 시도하는 일을 통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기 시카고대 교수는 “각 분야 기술개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20~30년 후 어떤 분야가 주목받을지 알 수 없다. 주어진 환경에서 많은 지원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큰 그림을 보고 장기적인 그림을 그려야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시 올지 모르는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도 강조됐다. 케이조 교수는 “코로나 당시 영국의 많은 연구실들이 문을 닫았다. 그러면서 과학의 지속을 위해 지구의 열린 랩들과 소통하며 협업하는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며 “팬데믹으로 2~3년간 젊은 과학자들을 트레이닝하지 못했다. 그 공백이 너무 크고 절실하기에 어떤 새로운 미래 전략기획보다 인재양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앞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기 교수도 “나같은 사람이 1000명 있으면 같은 생각밖에 못한다.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의 협력은 과학과 기술이 더 빨리 가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의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한편, 세계 한인과학기술인 대회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다. 300여명의 해외 과학기술인과 2700여명의 국내과학기술인이 참석해 한인과학기술인 협력망을 강화하고 미래 과학기술 혁신의 방향을 탐색한다. 이 외에도 특별행사로 ‘과학축제’도 함께 개최한다. AI로봇댄스 공연, 버스킹 공연, 홀로그램 아바타 체험 등을 체험할 수 있다.
